<속보>=대전이 ‘하우스푸어’ 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하우스푸어’란 무리한 대출로 집을 마련했으나 대출금 상환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 빈곤하게 사는 가구를 의미한다.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집 없는 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규아파트 분양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하우스푸어’는 대전의 경제성장을 저해할 가장 큰 위험요소로 급부상 중이다. <본보 5월 23일자 1면, 23일자 11면 보도>

◆ 누가 ‘하우스푸어’ 양산하나
‘하우스푸어’는 주택담보대출금에 허덕이는 수도권지역 30∼40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1070만 주택보유 세대 중 ‘하우스푸어’로 분류되는 세대는 전체 세대의 14.7%에 해당하는 약 157만 세대로 추정된다. 이들은 수도권에, 연령대로는 30∼40대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때문에 비교적 부동산시장이 안정된 대전지역에서 ‘하우스푸어’란 용어 자체가 생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황이 크게 반전됐다. 부동산 시장에서 대전은 전국에서 가장 불안정한 도시가 됐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3.3㎡당 630∼640만 원에 불과했던 원도심지역 신규아파트 분양가격이 750만원까지 크게 올랐다. 800만 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유성 노은지구 아파트는 ‘평당 분양가 1000만 원 시대’를 열게 됐다.

주택을 재테크 수단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대전은 ‘기회의 땅’으로 빛나고 있지만, 2년에 한 번씩 이삿짐을 싸야하는 무주택자에겐 ‘허무의 땅’으로 다가오고 있다. 건설경기 부양에 혈안된 정책당국, 이윤극대화만 따지는 건설사, 한 탕을 꿈꾸는 투기세력. 이들 모두가 ‘하우스푸어’ 양산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 금융당국 “대전은 위험도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연말 대전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액 14조 5900억 원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2%(8조 7900억 원)에 달했다. 비수도권 평균(5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이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데 있다. 2008년말 57.5%에서 2009년 말 58.9%로, 지난해 연말 60.2%까지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경고메시지를 보내기에 이르렀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주례 임원회의에서 “대전과 부산 등 일부지역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며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물론 권 원장은 ‘하우스푸어’ 문제보다, ‘하우스푸어’ 때문에 발생할 은행권 부실을 더 크게 우려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권 원장 발언의 진위가 무엇이든 금융당국 수장의 경고메시지는 대전 지역사회에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 현대경제硏 “가격안정 필요”
24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개한 ‘경제주평’ 연구자료에 따르면, 전국 ‘하우스푸어’ 가구의 평균 대출잔액은 8373만 원이다. 이들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246만 원이었으며 은행에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은 월평균 102.3만 원으로 조사됐다. ‘하우스푸어’는 사용 가능한 소득액의 41.6%를 은행에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연구원은 금리인상과 집값하락이 ‘하우스푸어’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때문에 연구원은 “급격한 집값 상승은 중산층 및 서민의 무리한 주택담보대출을 유도하고 그들을 하우스푸어로 전락시키기 때문에 가격안정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가격안정이 하우스푸어 문제의 근원을 치유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분양가 폭등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자치단체 주택정책 부서와 거수기 분양가심의위원회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